[국민경제國民經濟] (national economy)
목차
【Ⅰ】 국민경제의 개념자본의 헤게모니에 의해 구성되는 사회적 총생산의 유기적 체제가 국민경제라 불리는 것의 내실이다. 따라서 이는 글자 그대로 해당 사회의 경제 총체와 관련된 개념이다. 본래 인간은 자연에 작용을 가해 그것을 제어하면서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것을 산출하여(생산력) 스스로의 물질적 재생산을 행하는 것이지만, 이 자연과의 물질대사 관계는 인간 상호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성립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 대 자연과 인간 상호 관계의 총체가 '경제구조'의 측면에서 파악한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의 존재방식은 역사적으로 다양했는데, 자본주의 사회는 사회의 존속, 발전의 근원을 이루는 노동력까지도 상품으로 만드는 전면적 상품경제에 의해 사회적 재생산의 전체 편성을 행한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경제는 자본주의적 사회의 성립과 궤를 같이 하는 역사적 형성체이다. 【Ⅱ】 국민경제의 생성지금 그 성립과정을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5세기 말에서 16세기에 걸친 '신대륙 발견'이나 동인도의 신항로 개척을 계기로 하는 세계시장의 극적인 확대와 전개가 그 기점을 이룬다. 이 충격이 그동안 자급적인 현물경제를 기조로 한 폐쇄적, 국지적 생산체제로서의 봉건영주 경제를 근저에서 뒤흔들고, 이러한 격동에 대응하는 새로운 통합적 정치권력으로서의 절대왕정과 그것이 주도하는 중상주의 정책체계를 산출했다. 이 중상주의 정책체계(특허무역, 국내산업 조성, 근대적 조세제도, '국채'제도, 식민지 경영 등)에 의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경제체제로서의 자본주의 생산의 형성이 강력하게 추진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품생산 · 유통의 흐름은 급격하게 국지적 범위를 뛰어넘어 확대되고, 마침내 통일적 국내시장 형성에 이르렀다.
세계시장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전국적 규모에서의 시장 전개의 결정적 계기를 이루는 것은 맑스의 이른바 '본원적 축적' 과정에서의, 농공합체의 현물경제를 영위하고 있던 예속농민층의 토지로부터의 분리, 무산노동자화, 소비재 상품 수요자로의 전화이다. 【Ⅲ】 국민경제와 국민국가또한 이러한 전국적 규모에서의 상품, 화폐 관계의 전개를 매개로 한 사람들의 개방적 교류에 더하여 공통의 언어, 습관, 문화, 종교 등을 배경으로 새로운 사회의 지배계급과 그 궁극적인 수호자인 국가권력은 노동자를 핵심으로 한 피지배계급을 '국민'으로서 통합해 간다. 상대적으로 자립된 국가는 국민적 교육제도나 노동관계 입법 등에 의해 이러한 통합의 틀을 갖추어나간다. 거기서는 피지배자 측에게도 환상적, 의제적이긴 하지만 '국민'적 통합 의식이 형성되어 간다. 【Ⅳ】 국민경제의 확립이리하여 사회적 재생산의 전(全) 기구적, 유기적 편성은 국민경제라는 틀 아래에서 실현된다. 구사회로부터 새로운 사회로의 이러한 전환을 최종적으로 완성한 것이 바로 기술‒경제 · 사회혁명으로서의 산업혁명이 낳은 기계제 대공업이다. 자본주의적 대공업은 필연적으로 그 거대한 산출력이 만들어내는 방대한 상품의 판매처로서의 세계시장의 끊임없는 확대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생산력적인 기반의 강함과 약함을 어쩔 수 없이 반영하는 세계시장에서의 자본들의 경쟁은 각각의 국가권력을 배경으로 한 국민적 자본들 간의 각축과 대항으로서 나타난다. 맑스가 직시하고 『자본』 체계를 가지고서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이 바로 이 모순으로 가득 찬 19세기 자본주의 국민경제의 빛과 그림자였다. -다카야마 미쓰루(高山 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