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법칙價値法則] (Das Wertgesetz )
맑스는 19세기의 사상가로서 그의 사회과학적 사고 안에 그 당시의 자연과학(특히 생물학, 화학, 물리학)적 발상과 개념을 많이 받아들였다. '법칙'이라는 생각도 원래 자연과학에 그 기원을 지니는 것이며,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사물 안에서 단순한 인과율(내지 그 조합)로 환원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규율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근대과학의 발상에서 유래한다. 맑스(그리고 특히 엥겔스)는 그의 경제학적 저술에서 자본주의 경제 속의 다양한 사태를 '법칙'으로 파악하기 위해 이 개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가치법칙'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자본』에서 가치법칙론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첫 번째 장 '상품'에서는 의외로 가치법칙이라는 용어가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으며-따라서 상품교환이 일정한 규율성을 따른다고 하는 '법칙적 정식화'는 행해지고 있지 않다-, 『자본』 전 3권을 통해서도 사용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용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제3권의 편집자인 엥겔스가 집필한 제3권에 대한 서문과 보충(제3권 간행 후에 집필, 현행판에서는 제3권의 마지막에 놓여 있다)에서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서두의 '상품' 장에서는 상품들이 그 생산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의 양에 따라 교환된다는 점이 딱히 '법칙'으로서 명시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이 점이 상기된다든지 아니면 수정된다든지 하는 경우에 『자본』의 논술이 이를 때마다 '가치법칙'이 마치 이미 '법칙'으로서 완전히 정립되어 있는 것처럼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 그 자체에서의 '가치법칙'은 이와 같은 형태로만 언급되고 있다. 게다가 전체를 통해 소수의 부분에 한정된다.
『자본』에서 가치법칙이 가장 크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제3권의 편집자 엥겔스의 집필부분이다. 제3권이 간행되자 거기에 포함된 투하자본과 평균이윤의 합계에 의해 구성되는 생산가격에 대한 맑스의 논의에 대해, 투하노동을 기준으로 한 가치법칙과 모순된다고 하는 비판이 나올 것을 예상하여 엥겔스는 이 문제에 대해 편자 서문에서 많은 말을 들여 『자본』을 옹호하고자 했다. 특히 제3권에 대한 실제 반향을 확인한 후에 집필한 '보충'의 '1. 가치법칙과 이윤'은 이 문제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엥겔스는 "맑스의 가치법칙은 {······} 단순 상품생산의 전 시대에 걸쳐, 즉 자본주의적 생산형태에 의해 단순 상품생산이 변화될 때까지 일반적으로 타당하다. {······} 따라서 가치법칙은 5000년에서 7000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지배해온 것이다"[25b:1148]라고 말하여 『자본』 전체의 논리의 진행을 역사적 시간의 경과와 병렬시키는 이른바 논리=역사설을 주창하고, 이에 의해 가치와 생산가격 사이에는 이론적인 모순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엥겔스의 설명은 가치법칙 이해의 유력한 전거가 되었다. -다케나가 스스무(竹永 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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