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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해방후) 農民運動(解放後)] ()

I 농민운동의 개념. 농민운동은 농민문제의 해결을 농민들 스스로의 과학적 인식과 자주적 참여, 지속적인 과정 그리고 집단적인 힘의 토대 위에서 추구해가는 목적의식적 사회운동이다. 농민운동은 첫째, 농민문제에 대한 농민들의 과학적 인식을 전제로 한다. 지배계급의 농민 착취와 억압의 본질에 대한 대자적 계급의식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둘째, 농민운동은 농민대중의 자주적 참여에 기초해야 한다. 농민대중이 자기 이해에 근거하여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셋째, 농민운동은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농민의 요구가 우연적 요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 사회의 자기발전 법칙에서 생성되는 요인에 대한 시정투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농민운동은 집단적인 움직임이어야 한다. 대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함께 개별적 체험의 공유, 즉 집단적 연대의식을 불가결한 조건으로 한다(박현채, 한국농업의 구상, 한길사, 1981). 마지막으로, 넓은 의미에서 농민운동은 봉건 시대의 농노들의 투쟁도 포괄하나 일반적으로는 자본주의사회와 식민지국가들에서의 농민들의 운동을 가리킨다.

II 해방후 농민운동의 전개. 한국의 농민들은 일제 통치의 전기간에 걸쳐 일제와 지주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하여 줄기차게 투쟁하였다. 특히 항일 무장투쟁의 영향 밑에 새로운 발전의 길에 들어선 이후 농민운동은 혁명적 농조운동과 소작쟁의, 농민폭동 등 폭력적 진출을 더욱 확대·강화하면서 조선 민중의 민족해방투쟁에 이바지하였다(정치사전,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73, pp. 225~226). 해방후 한국 농민들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농민조직을 건설하여 일제 식민지 시대의 잔재와 봉건적 사회구조를 청산하는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면서 자주적 민족국가 수립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러나 한국을 점령한 미국 군대는 한반도에서 현상유지를 목적으로 농민들의 자주적 조직을 폭력으로 파괴하고 농민운동을 정치의 장에서 배제하였다. 그후 단독정부 수립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농민운동조직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활동인물들은 죽거나 체포되거나 그것을 피하여 월북하였으며, 그밖의 사람들도 사실상의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농지개혁은 농민운동의 변혁역량을 개량화 함으로써 농민운동은 현대사에서 일단 자취를 감추었다. 1950년대 이후 농민운동의 부재시기가 계속되다가 1960년대에 와서 급속한 종속적 자본주의 산업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 농민들은 농민문제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자주적 의식을 조금씩 갖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농업·농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농촌현장에 뛰어든 다수의 지식인 활동가들과 사회선교를 동기로 농민문제의 해결이라는 과제에 참여하기 시작한 종교단체의 활동 등에 의하여 농민의 의식화와 조직화가 진행되었다. 1970년대의 농민운동은 그 연장선상에서 독점자본과 국가 관료조직에 저항하여 싸웠다. 1970년대의 농민운동은 독점자본의 농민수탈구조하에 독재권력이 말단 관료 조직을 통하여 농민을 모든 행정적 통로로 수탈하고 억압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기 때문에 주로 농촌 지역에서 농협, 새마을사업의 강제집행, 농지세, 관료의 각종 부패 등과 싸우는 것이었다. 운동방식도 주로 교회에서의 기도회, 성명서, 진정서 등을 수단으로 한 것이었다. 1970년대의 농민운동에서 종교단체의 비중은 컸다. 종교단체는 전국적 수준의 조직망, 국제적 지원체계를 배경으로 농업·농민 문제를 농민들에게 각성시키고, 사회적으로도 널리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1980년대에는 비약적으로 성장한 민족민주운동의 역량이 농민운동에서도 이론, 실천 면에서 질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기존의 종교단체 중심의 농민운동을 넘어서 농민 주체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하였고, 농민운동은 농민의 생활상의 이해에 기초하여 출발해야 한다는 인식으로부터 농민의 일상적인 생활터전인 지역에서 지역농민 대다수가 참여하면서 발전해야 한다는 지역운동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농민들이 주체가 되는 대중노선이 제기되었다. 또 농민운동도 경제투쟁을 넘어서는 정치투쟁적 양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농민운동이 종교단체라는 특수한 조건, 즉 성직자 및 교회기구의 보호, 의존, 간섭에서 벗어날 때만 올바른 모습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자주성의 문제가 끊임없이 강조되었다. 1980년대의 농민운동은 보다 분명한 계급적 전망을 가지고 새로운 운동의 지평을 전개하였다. 그리하여 19862월에 자주노선, 대중노선에 입각한 전국농민협회가 만들어졌고,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기독교농민회총연합회, 전국농민협회3개 단체와 전국조직에 미가입한 군 단위 자주적 농민회들이 농민운동을 이끌어갔다. 그런 가운데 1989년초에 한국가톨릭농민회한국기독교농민회총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전국농민운동연합을 결성하였고, 그와 함께 농민운동의 단일한 전국조직 건설이 여러 방면으로 모색되고 있다(이우재, 농민운동의 현황과 전망, 사월혁명회보7, 1989. 3).

III 농민운동의 대상과 주체. 농민문제의 해결은 그 변혁의 대상을 사회 전체로 확장할 때만 모순의 주체적 극복과정인 농민운동의 위상을 바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따라서 농민문제는 독점자본의 지배라는 일반법칙과 노농동맹이라는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농민의 적으로서의 제국주의와 그에 종속된 국내 독점자본 그리고 이들의 보증자인 반농민적 국가권력의 실체를 명확히 하는 가운데, 노동자계급과의 동맹에서 빈농이 운동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에 덧붙여 중농과 부농이 제국주의 및 그에 종속된 국내 독점자본과 대립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빈농은 모순의 최종적 전가 대상으로서 내외 독점자본과 근본적으로 적대관계에 놓여 있지만, 중농 또한 독점자본의 농업수탈에 직면하여 상향분해가 제약되고 빈농화되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민주주의적 변혁과정에서 내외 독점자본에 대항하게 될 것이다. 한편 부농은 우수한 생산수단을 기반으로 농촌내에서 빈농·농업노동자와 대립관계에 서지만 한국 농업의 특수성, 즉 어느 계층에게도 쉽사리 상향분해의 가능성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기본적으로는 내외 독점자본과 대립관계에 서게 된다. 따라서 농민운동에서도 노동자 계급적 관점에서 반프롤레타리아트로서의 빈농을 주체로 하여 중농과 연대하고 부농을 견인한다는 고전적 원칙이 관철되어야 하는 것이다.

IV 농민운동의 조직방향. 농민운동은 농촌지역의 민족민주 역량의 핵심으로서 자주, 민주, 통일의 실현이라는 민족민주운동의 전락적 과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방향에서 농민운동은 조직적으로는 대중노선에 입각한 자주적 대중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규모가 커져야 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운영이 민주적 원리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체계화되어야 하며 조직의 분화, 전문화가 필요하고 재정의 자율적 확보도 중요하다. 자주적 농민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조직내에 요구별 조직과 작목별 조직을 적절히 만들어서 농민대중의 폭넓고 전국적인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러한 자주적 대중조직의 기초 위에서 농민운동은 전국적인 단일조직으로의 통일을 촉진해야 한다. 투쟁의 영역에서 농민운동은 대중투쟁을 확대하고 대중적 경제투쟁을 정치투쟁으로 발전시켜가야 한다. 경제투쟁을 통하여 농민들은 지배계급의 수탈을 대자적으로 인식하는 과학적 세계관을 기르고, 그것에 기초하여 자주적 참여의지를 갖게 되며,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집단적인 힘을 토대로 문제에 접근하려는 연대의식을 발전시킨다. 또한 경제투쟁을 통하여 농민들은 정치권력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치투쟁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게 된다.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결합이 필요하다. 경제투쟁은 정치투쟁과의 올바른 결합을 통해서 농민의 사회·경제적 상태를 궁극적으로 개선하고 그 성과를 정착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정치투쟁은 경제투쟁을 통해서 풍부한 대중적 토대와 자원을 얻을 수 있으므로, 농민운동은 대중적 경제투쟁의 계기를 잘 살려서 대중적 정치투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장상환, 농민운동의 현황과 과제, 현정세와 민족민주운동의 진로, 두리, 1989). 일제하 농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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