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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sociabilité )

어떠한 사회에서든 인간은 다양한 사람과 사람의 결합관계=사회적 유대 속에서 살아왔으며 또 현재도 살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유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행동의 성격을 역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사회운동이나 사회구조를 그 기반에서 지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합관계는 사회학이나 역사학에서 사회성이라는 용어 아래 구체적 연구에 사용되는 개념이 되었다. 일본에서는 인적 결합 또는 사회적 결합관계라고 불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회성이라는 개념은 대단히 유동적인 것이다. 그것은 이 개념이 지시하는 대상이, 예컨대 가족 · 친족, 이웃, 직업, 종교나 사교에 의한 관계, 또한 거기에 내포되는 상하관계나 사회위계와 그에 따른 질서에도 미치는 것인 동시에 시간 또는 공간에 의한 차이를 포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의 중요성이 인식되기에 이른 것은 사회운동이나 사회구조, 또는 국가통합 등에 대한 분석을 하는 데서 기존에 사용되어 온 개념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연구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대상에 대한 분석을 계급민족이데올로기정당 등의 기존의 개념으로 행하면 아무래도 연구는 국민국가라는 틀 속에 갇혀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개념이 국민국가를 기본적인 틀로 삼아 성립한 19세기의 사회과학에 의해 산출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성에 의한 접근은 무엇보다도 우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의 행위와 교섭, 요컨대 일상적 실천에 의해 짜여 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에 입각해 그로부터 보다 넓고 또 보다 특정화된 사회적 결합의 해명으로 향한다. 이 때 일상적 실천에 있어 국민국가나 근대사회 시스템은 기존의 사태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시스템화에 간극을 만들어 저항이나 옆으로 미끄러지는 우회로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성 개념의 중요성은 일본에서는 사회운동사 연구 분야에서, 프랑스에서는 사회사 연구 분야에서 대체로 1970년대 전후에 동시에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특히 프랑스의 역사가 모리스 아귈롱은 남프랑스의 지중해 연안인 프로방스 지방의 18-19세기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연구를, 그리고 그에 이어서 사회성론에 대한 방법론적 검토를 행하여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18세기부터 19세기 중엽에 걸친 위에서 언급한 지방에서의 종교적 신심회, 프리메이슨, 샹블레, 상호부조회 등의 단체=아소시아시옹의 실태를 상세하게 검토하고 그 지방에는 독특한 강한 밀도의 사람과 사람의 결합관계가 존재했음을 밝혔다. 

이 연구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람과 사람의 결합관계가 남프랑스에 특유한 것이라기보다는 지역을 넘어서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이러한 비판을 받아 그는 사회성론을 확대하여 19세기 전반기의 프랑스 전체에 대해 논하게 된다.

아귈롱은 거기서 부르주아 계층으로 발전한 서클이라는 사교적 집단에 주목한다. 19세기에는 서클이 융성하고 서클로부터 각종의 학술단체나 사상단체가 파생되며, 부르주아 계층에서 우선 서클형의 아소시아시옹이 증대해 가지만, 동시에 이 서클은 민중계층에도 매개층을 통해 모방되게 되어 이 계층에서도 서클형의 아소시아시옹이 급격하게 증대한다고 한다. 그가 여기서 제출한 구도는 부르주아 계층에서 서클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소시아시옹이 횡단적으로 증대하는 동시에 아래를 향해 서클의 모방을 통해 민중계층에서도 아소시아시옹이 증대한다는 것이었다.

아귈롱은 이상과 같이 검토하는 가운데 "증대하고 다양화해가는 자발적인 아소시아시옹의 출현"은 "사회성의 전진적인 발전"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사회성을 '형태를 취하지 않는 것'=사회성 일반과 '형태를 취하는 것'=아소시아시옹으로 구별하고 있는데, 전자에서 후자로 사회성이 단계적으로 발전한다는 이 지적은 아소시아시옹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나중에 양자를 병립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여 이 비판을 받아들이지만, 그렇다면 양자가 어떠한 관계에 있는가 하는 것은 모호한 상태 그대로 남았다. 

그러나 이 점은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선 첫째로, 사회성론이 전제로 해야 할 것이 아소시아시옹이라 할지라도 '형태를 취하지 않는 사회성'의 그물눈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입각하지 않으면 아소시아시옹의 성격 그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둘째로, 아소시아시옹이 증대해간다는 사태는 '형태를 취하지 않는 사회성'의 성격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징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변화를 표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변화를 사회성이 유지하는 공동성과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 간의 관계성에 발생한 변화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 변화가 전제가 되어 아소시아시옹의 증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이렇게 지적했다고 해서 '개인의 자립' 등을 진보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개체와 공동성' 안에서의 관계성 문제인 것이다. 또한 비록 변화에 주목한다고 하더라도 아소시아시옹에 모든 것이 수렴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사회성 일반에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변화는 가역적일 수 있다.

사회성 연구에 기초하는 역사학은 일상적 실천의 수준을 기반적 연구로 하면서도 보다 폭넓은 사회적 세계와 정치의 창출 문제로 향해야만 한다. 아귈롱의 사회성 연구도 19세기 프랑스의 공화주의의 발전을 사회사로서 검토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사회구조나 국가통합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나오게 되겠지만 구체적 연구는 지금부터이다.

-기야스 아키라( )

[네이버 지식백과] 사회성 [社會性, sociabilité] (맑스사전, 2011. 10. 28., 마토바 아키히로, 우치다 히로시, 이시즈카 마사히데, 시바타 다카유키, 오석철,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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