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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 (Socialism)

현대 사회주의 운동은 1848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공산당 선언》의 출판에서 연원한다. 그 역사적 뿌리는 적어도 일찍이 영국 시민전쟁(1642∼1652)의 시기까지,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이 전쟁을 통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듯이 중요한 점에서 사회주의의 원리적인 교의에 해당하는 의식을 지닌 윈스탠리[Gerrard Winstanley]라는 뛰어난 대변인을 가진 급진운동[Diggers]이 생겨났다. 다른 뛰어난 선두 주자로는 바뵈프와 프랑스 혁명 당시의 평등파의 음모가, 19세기 초의 영국, 프랑스 공상가(오웬, 푸리에, 생시몽), 그리고 최초로 민주주의와 평등에 대한 사회주의적 관점과 집단주의를 대규모 노동계급 운동에 반영한 1830년대, 40년대의 영국 차티스트 등이 있었다.

그들 대부분의 선행자와 달리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회주의를 매력적인 청사진이 펼쳐질 수 있는 관념이 아니라, 고전경제학이 처음으로 발견하고 또 분석하려고 했던, 자본주의 발전법칙의 산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사회주의가 앞으로 취하게 될 어떤 형태들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는 역사적 과정에 의해서만 드러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회주의에 대한 상세한 묘사나 정의를 제공할 어떠한 논리적인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프롤레타리아가 사회를 재건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 자신도 새로워지는 장구한 혁명적 과정을 통해 그 자신의 긍정적 정체성을 발전시켜야 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자본주의의 부정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이 주제에 대한 중요한 마르크스의 저작은《고타강령 비판》(1875)이었는데, 이것은 독일 노동운동의 두 분파(라살레파와 아이제나파)가 사회주의 노동당―후에 독일 사회민주당이라고 다시 이름 붙인―을 결성하기 위한 회합에서 채택된 강령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고타강령 비판》에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회의 두 단계를 구분하였다. '첫번째 단계'는 바로 자본주의를 뒤따르는 사회형태이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도 그 기원에서 비롯되는 특징을 유지할 것이다. 즉 새 지배계급으로서 노동자 계급은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의 국가(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이 정신적, 심적 지평의 영역은 부르주아 이념과 가치에 의해 채색될 것이고, 수입―비록 이것이 더 이상 재산의 사적 소유로부터 파생되지는 않지만―은 필요에 따라서라기보다 작업량에 따라 계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사회의 생산력은 이 새로운 질서 아래서 급속히 발전할 것이며, 불원간에 과거 자본가에 의해 부과되었던 그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다. 이때 사회는 마르크스가 말한 '공산주의의 보다 높은 단계'로 진입할 것이며, 이 단계에서 국가는 소멸되고 작업에 대한 총체적으로 다양한 태도가 널리 보급될 것이다. 이때 그 사회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 분배에서부터 각자의 수요에 따른 분배에로'라는 구호를 그 깃발 위에 새겨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고타강령 비판》은 마르크스가 죽은 지 8년이 지난 1891년까지는 출판되지 못했는데, 전체 마르크스주의의 교의에서 이것이 차지하는 주요 위치는, 레닌이 그의 괄목할만한《국가와 혁명》(1917)의 중심 초점을 이에 맞추어 놓음으로써 비로소 확립되었다. 이 책에서 레닌은 말하기를, '보통 사회주의라고 불려진 것은 마르크스에 의해 "최초의" 혹은 보다 낮은 국면의 공산사회로 지칭되었다.' 그리고 이 용법은 계속해서 자신을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간주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실제적으로 인식되거나 채용되어졌다. 이것은 개인이나 정당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신들을 혁명적 노력의 당면목표나 궁극목표를 강조하려는 데에 의존하는 뜻에서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로 부르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또한 이것은 사회주의로 간주되는 나라를 다스리는 공산주의자로 자칭하는 어떤 정당에도 변칙적인 경우라곤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 이론을 견지하면서 러시아 혁명에서 탄생한 소련은 '사회주의적 사회'라고 공식적으로 불려졌다(사회주의 소비에트 연방공화국). 게다가 1917년 이래로 심오한 구조적 변화를 포함한 혁명을 겪은, 한 둘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사회주의적'이라는 호칭을 채용하였다. 소련을 포함한 이들 나라들은 이제 세계 면적의 약 30퍼센트, 세계 인구의 약 35퍼센트를 차지한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이들 나라들은 '실재하는 사회주의'(Bahro 1978)로 취급될 수 있고, 똑같은 방식으로 자본주의나 봉건주의와 같이 역사적 사회 구성체로 연구될 수가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이것이 문제의 끝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이들 이론에서 사회주의는 본질적으로 공산주의로 가는 도상의 과도기적 국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재하는 사회주의 사회'를 분석함에 있어 마르크스주의자가 매우 특수한 문제로 인해 궁지에 빠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즉 이들 사회는 공산주의―현재로서는 그 목적이 계급의 폐지와 개별자들의 그룹(정신·육체 노동자, 도시·농촌 거주자, 공업·농업 생산자, 남자·여자, 인종차이) 사이의 매우 기초적인 사회·경제적 차별의 제거로 특징지워지는 것으로 생각된다―로 향해 움직여 가는 어떤 징표를 보여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이들 나라들이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징표를 보여준다면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관점에서 사회주의라고 판단될 수 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마르크스주의의 의미에서 사회주의라고 간주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에 대한 한 단계 앞선 답은 다음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지는 경향이 있다.

⑴ '실재하는 사회주의'사회가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따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소련과 이에 가까운 동맹국에서의 지배정당이 내리는 답이다. 소련의 공식적 선언에 따르면 소련은 이제 더 이상 적대적 계급이나 사회적 갈등으로 특징지워질 수 없다. 전체 인구는 두 개의 조화로운 계급(노동자와 농민)과 하나의 계층(지식인)으로 구성되고 '모두가 인민의 국가'에 의해 총괄된다. 역사의 추진력으로서 계급투쟁 대신에, 새로운 사회주의적 생산양식―브레즈네프 시대에 '선진적 사회주의'라고 이름 붙여진―은 공산주의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과학과 기술혁명에 의해 전진한다(Giraud 1978).

⑵ 두 번째 범주에서는 소련식 사회가 기본적 구조에서는 사회주의 성격을 그대로 띠고 있지만, 공산주의로 향한 전진은 관료주의―혁명 당시 생산력의 저발전 상태로 인해 권력 속에 파고들 수 있었고, 사회적 생산물의 심히 불균형한 분배에 운용되어 왔던―의 대두로 방해받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관료주의는 지배계급이 아니고 생산력이 발전함에 따라 그 지위가 약해질 것이며, 결국 순수하게 정치적인 제 2의 혁명에 의해 타도될 것이다. 그 이후로 공산주의를 향한 전진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 이론에는 수많은 견해가 있는데 원래는 트로츠키의 저작에서 비롯되었다.

⑶ 소련 및 모스크바의 지도력을 인정하는 '실재하는 사회주의'국가에서 자본주의가 회복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견해의 가장 뛰어난 주창자는 모택동 집권 후반기의 중국 공산당(CPC)이었다. 모택동은 계급투쟁은 혁명 이후에도 반드시 계속되어야 하며, 만일 프롤레타리아트가 지배 정당에 대한 통제를 유지할 수 없고 일관된 혁명노선을 추구할 수 없다면, 그 결과로서 자본주의가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었다. 모택동주의자는 이러한 현상이 스탈린 사후 흐루시초프가 권력을 잡았을 때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다른 사람들―베텔하임(1976, 1978)이 가장 유명하다―은 자본주의의 회복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모택동 사후 중국 공산당의 지도부는 이러한 입장을 폐기하고 앞의 ⑴에서 개괄한 소련의 공식적 선언에 점점 가까워지는 듯이 보이는 입장으로 되돌아갔다.

⑷ 네 번째 범주는 세 번째와 기본적으로 유사하지만 하나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즉 소련형의 사회에서 자본주의가 회복되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대신에 이들 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계급적 착취 사회라는 주장이다. 소련 자체에서도 새로운 지배계급은 1920년대와 1930년대의 격렬한 계급투쟁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은 똑같은 구조를 적군(赤軍)에 의해 해방된 나라들에 부과하였다. 이러한 사회 구성체의 특징을 규정짓는 것은 중요한 생산수단의 국유화, 중앙집권적인 계획 경제, 그리고 고도의 보안장치를 통한 정치권력의 독점 등이다. 이러한 관점을 내세우는 사람들에 있어 소련형의 사회는 분명히 공산주의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고전적인 마르크스주의 이론이 지닌 의미에서 사회주의적인 것도 아니다.

앞의 설명에서 나타나는 것은 '실제로 현존하는 사회주의'가―범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운동이 다양하고, 때에 따라서는 첨예한 대립을 가져오는 분파로 분열되는 정도로―매우 복잡하고 논쟁적인 주제라는 것이다. 역사의 과정이 논쟁의 용어를 변경시키고 궁극적으로 현재 상황 하에서 존재하거나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일치된 점에 밀접해질 것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이러한 차이점에 대한 해결책이 아직은 가시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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