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처음으로 | 사전 | 자유게시판 | 회원자료 | 로그인

 

       ■ 의견바로가기

[표현학으로서의 미학] ()



크로체(Benedetto Croce, 1886~1952)는 정신(spirito)을 철학의 중심문제라고 보고, 모든 실재는 정신이 그 계기를 이룸으로써 비로소 동적(動的)이고 구체적인 형식을 띠게 된다는 입장을 취한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정신활동에 의한 여러 형식들을 관상적(觀想的)인 근본형식과 실천적인 근본형식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전자는 상상에 의거하는 개별적인 직관적 인식과 지성에 의거하는 보편적인 개념적인 인식이라는 두 기능으로, 후자는 개별적인 실용적 의지와 보편적인 도덕적 의지라는 두 기능으로 구별하여 각 영역의 자율적 가치인 미(美), 진(眞), 효용 및 선(善)에 대응하는 미학, 논리학, 경제학 윤리학을 설정함으로써 그의 ‘정신철학’을 체계화 했다.『미학』(Estetica come scienza dell'espressione e linguistica generale, 1902)은 이 체계에 따르는 주된 저서 중 하나이다. 이후 이 저서의 사상을 부연 설명해 놓은 것이 『미학의 제 문제』(1910)『미학개요』(1913)이다.
크로체에 의하면 첫째, “예술은 직관이다”(I'arte è intuizione),이 간결한 정의에 대해서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간은 점이다. (1) 예술은 물리적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직관은 감각과 다르다. 왜냐하면 감각은 ‘형체없는 물질’로서 정신의 작용에 의해서 형식을 부여받고 구체화되어 비로소 내용으로 될 수 있는 수동적·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2)예술은 지적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직관은 지각과 다르다. 왜냐하면 지각도 일종의 직각(直覺)이긴 하니만, 이것은 실재, 비실재를 판별한 위에서 실재적인 것을 파악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데 비해, 직관은 실재적인 것에 대한 지각과 가능적인 것의 단순한 형상(immagine)의 미분리된 통일을 본질로 하기 때문이다. (3) 예술은 상상적 사실이다. 따라서 직관은 공상(fantastich
eria)이나 연상과 다르다. 왜냐하면 공상이나 연상은 연관성과 통일성이 결여된 형상의 결합 · 집적이고, 따라서 비창조적인데 비해, 직관은 상상에 의한 단일한 형상의 산출이며 다양한 것의 통일이고, 따라서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상직관이 순수직관(intuizione pura)인데, 이것에 유기적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은 감정(sentimento)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언제나 ‘서정시’(Iirica)이고 예술적 직관은 항상 서정적 직관(intuizione lirica)이다. 진정한 예술품에서 발견되는 생명감 · 충만감· 긴장감 등은 정열 · 성향 · 욕망 · 의지 등의 ‘심리적 상태’가 완전한 ‘상상적 형식’으로 발현한 결과이다.
두 번째로 크로체에 의하면, 이러한 직관은 창조적 활동이므로 “직관은 표현이다”(I'intu izione è espressione). 직관은 표현을 통해 자기를 객관화하는 것으로, 직관적 인식은 표현을 통해 자기를 객관화하는 것으로, 직관적 인식은 표현적 인식이다. 이러한 직관=표현의 정의에 대해서 주의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점이다. (1)예술적 직관을 직관의 일종, 즉 ‘직관의 직관’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수긍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적 표현은 ‘표현의 표현’이 아니라 인상(혹은 감정)의 표현이다. 예술적 직관이 직관 일반과 내포적 · 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다만 외연적 ·양적인 차이가 있을 뿐인 것처럼, 보통 사람의 표현도 자기 표현이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많든 적든 간에 예술가라 할 수 있다. (2)직관은 내적 직관이기 때문에 표현도 순수하게 정신적인 것이고, 형상의 산출은 외적 재현(再現)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술품은 항상 내적인 바, 외적이라고 말해지는 것은 격국 예술품이 아니다.” 형상의 산출은 실천적인 또는 의지에 속하는 산물이다. 따라서 표현을 외화하는 수단으로서의 기교는 예술활동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다. (3)내용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인상이고 형식은 그러한 인상이 다듬어진, 즉 표현이라는 견해에서 본다면, 내용과 형식을 각각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고 예술은 인상+표현이라는 설명은 성립되지 않는다. 예술은 인상의 표현활동에 의해 다담어지고 형성되어 성립하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바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4) 따라서 내용의 선택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진정한 예술가는 실제로 자기의 테마를 잉태하는 것을 느끼지만 그것이 어떻게 해서 생기는지는 모른다. 그는 분만할 순간이 다가왔음을 느끼지만 분만을 의지대로 할 수도, 의지에서 멀어질 수도 없다. ” 예술은 자유로운 영감(Libera ispirazione)이며, 그 내용 선택의 불가능성이 예술활동을 실천활동과 구별해주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정당화 해주는 것이다.
또한 크로체에 의하면, 미(美 ,bello)는 이상과 같은 예술활동의 정신적 가치이며, 그렇게 때문에 그것은 결코 ‘아름다운 사물’이라는 물리적 사실이 아닌 것이다. 자연미라는 것도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예술가의 안목 또는 창조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미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러한 의미에서는 오히려 “자연이 예술가를 모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미와 예술미의 구별은 무의미하다. 또한 가치라는 것이 자유롭게 자기를 전개하는데 성공한 활동이라고 한다면 미적 가치는 ‘하나의 성공한 표현’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추(醜)와 같은 성공하지 못한 표현은 아니기 때문에 단적으로 미를 표현이라고 간주해도 좋다.
이상과 같이 미나 예술의 문제를 표현이라는 본질로 회귀· 환원시킨다고 했을 때, 미학은 또한 언어학과 근본적으로 일치한다. 왜냐하면 만약 언어학의 대상이 본질적으로 미적 사실을 표현한 바가 아니라고 한다면 즉 언어가 표현이라는 것을 부정한다면 진정한 학문으로서의 언어학, 즉 일반 언어학 또는 철학적 언어학의 성립은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언어의 철학과 예술의 철학은 동일하다.”
앞서 순수직관이 표현하는 것은 ‘심리적 상태’이고 이것이 예술의 서정성을 이루고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보이듯이 정신적 활동의 최초단계인 도덕의 의지적 요소가 맹아적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바로 이 점에 크로체 미학에 있어서 정신적 활동ㅇ의 전체성에 호응하는 예술적 표현의 총체적 성격이 존재하는 것이다. 순수직관 속에서 “개별은 전체의 생에 의해 맥박이 뛰게 되고 전체는 개별의 생 가운데 있다. 모든 진정한 예술적 표현은 그 자신임과 동시에 보편이다.”
크로체는 이러한 미학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방법론을 문예비평 분야에 응용하여『시와 시가 아닌 것』과 괴테, 아리오스토, 셰익스피어, 코르네이유, 단테 등에 관한 논문들을 집필하였다.
크로체의 미학은 유럽 각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의 표현이론에 영향을 받아 자기이론을 정립한 사람으로는 캐리트나 콜링우드가 있다. 또한 최근의 미학에도 크로체식으로 예술을 일종의 넓은 의미에서 언어로 고찰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특히 그러한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그의 조국 이탈리아이다.
■ 인접어

추(醜)
취미
특성미
폴켈트
표출
표현학으로서의 미학
표현학으로서의 미학
프랑스 미학(20 세기)
프랑스어권 미학연구동향
플라톤의 미학
플로티노스의 미학

뒤로
■ 의견

 



HOME - 후원방법 안내 - CMS후원신청 - 취지문 - 사용 도움말 - 회원탈퇴하기

2002 노동자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만들기 모임
120-702 서울시 중구 정동 22-2 경향신문 별관 202호 44
laborsbook@gmail.com
모바일버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