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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노래
오윤 지음
출판사 - 그림마당 민
초판일 - 1986-01-01
ISBN -
조회수 :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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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울 한 복판에 전시공간을 하나 더 늘려 보자는 생각을 가
진 사람들이 모여서 그림마당·민의 문을 연지도 벌써 석달이
되었다. 그림이나 조각작품들이 반드시 전시장에서 관객과 만
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
각되는 것도 아니지만 어차피 전시장을 통해서 구경꾼들과 만
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같은 장소가 하나라도 더 생기는 것이
작가나 관객 모두에게 환영받을 일일 것이다.
그림마당 · 민을 작가와 관객에게 공개하면서 우리가 염두에
두었던 소박한 바램은 적어도 여기에서만은 전시회가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집안잔치가 아니었으면 하
는 것이었다. 전시된 작품이 그것을 보는 이와의 의사소통을
포기하거나, 보는 이에게 전혀 감동 내지는 재미를 줄 수 없는
경우 전시장은 전문적으로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기웃거
리게 된다. 예술이라는 것이 본래 고고하고 멋진 것이어서 구
태여 예술에 무지한(?) 일반인들의 감상을 기대할 필요도 없
고 더구나 그들과 어떤 감정의 교류를 시도하는 것은 예술가를
밑으로 끌어내리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거나, 아니면 예술이라
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보는 이에게 그저 여홍
이나 오락 정도의 쾌감을 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들은 그림이나 조각을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존재한다고 믿
는 「예술계」에 한정시켜 버리기 십상이다. 그런 작품들에는 의
례껏 국제적이라돈가 세계적이라는 그럴싸한 형용사가 붙기 마
련이어서, 그런 작품들을 이해할 수 없고 거기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 작품들을 무시해 버릴 용기가 없는
경우라면 그들은 영낙없이 문화적인 열등감에 빠져 버리기 마
련이다. 그림마당 · 민에 전시되는 작 품들은 이런 사람들에게서
예술작품이 란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웅을 얻어내고 그들과 이
야기를 나눌 수 있음으로 해서 그림이 그렇게 어렵기만 한 것
이라거나,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시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예술이란 본래 그것이 생겨나게된 토양안 시대와 장소를 떠
나서는 생각될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시대와 장
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즉 「그」 때, 「그」 곳에서 살아가
고 있는 온갖 사람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삶을
떠나서 만들어지는 예술작품은 공허해지고 만다. 예술작품이
그 모든 삶을 그 안에 제대로 수용하고 포용할 때에야 비로소
예술은 그 지평이 넓어지고 예술 종사자 이외의 사람들과 이야
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때에야 비로소 예술작품은 그
나름의 힘찬 생명력을 갖고 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예술가는
물론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작품으로 개진해 나가는 것이지
만 그 작가가 현실과 차단된 진공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
어서 그의 생각은 이웃과의 생활을 통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며,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생각을
작품에서 보여줄 때라야 그 작품은 다른 이에게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작가가 작품에 담고자 의도한 예
술적인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빼놓고는 진정으로 아름
다운 것은 없다는 주장아래 예술을 탈사회화시켜서 바로 지금
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 야기들을 그
저 「아름답게」 그려내거나 작품이 보는 이에게 구태여 이해되
어야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알 수 없는 그립」을 그
리는 작가들은 현실에 대한 「우아한 냉담」을 최고의 예술적 가
치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예술 자체를 신비화 내지는
절대화시켜 놓고는 「예술적」이라는 단어를 신성시하고 있다. 혼
히 이 「예술적」이라는 말을 현실적이라돈가 실제적이라는 말과
상반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예술은 현실 저 너머에 있는 것쯤
으로 생각하는 수가 있지만 사실 「예술적」이라는 것은 작가가
표현코자 하는 것의 성공적인 형상화를 지칭하는 것에 다름 아
니다. 예술이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타율적일 수 밖에 없다
는 것은 예술이 그 자체로 완결될 수 없고 항상 예술외적인 것
과 관계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은 예술외적인 가
치를 위한 수단일 때 그 존재이유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예
술은 결코 자율적일 수 없다. 바로 이 점에서 작가의 발언이
작품에 나타나는 것이고 이 발언은 작가가 총체적인 삶에 대해
갖는 입장에 의해 성립된다. 작품이라는 것은 작가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림마당 · 민에서 판화 초대전을 갖게 된 화가 오 윤
은 예술의 이같은 기능을 극명하게 인식하고 있고 또 그것을
예술로 보여 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그가 불혹의 나이
가 되도록 그 흔한 개인전 한 번 갖지 않았던 것은, 물론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나름대로 완결된」 예
술, 「감상을 위한 감상」의 대상인 그림에 대한 기피가 아니었
나 싶다. 그가 이제까지 「관객」과 만나 온 방식은 몇몇 그룹전
을 빼놓고는 대부분 책의 표지화나 삽화를 통해서 였다는 것도
그같은 점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의 생각으로는 화랑이라
는 공간을 통해서 「감상객」을 맞이하기 보다는 보다 더 적극적
인 방식으로, 보다 더 활기에 찬 삶의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는 것이 바람직했던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자체가 화랑에 걸리기
를 거부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단지 그의 그림이
그가 즐기고 있고 또 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목판화가 대종
을 이룬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지만은 않다. (그가 판화를즐겨
했다는 것은 화랑에서 소수의 관람객들과 대면하기 보다는 보
다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바랐다는 증거일 테니까 말
이다.) 또 하나의 보다 더 큰 이유는 그의 그림이 담고 있는 내
용이다. 작가 오윤이 애정의 눈길을 보내고 그림에 형상화시킨
대상은 「고상하게」 화랑 벽면에 걸려서 구경꾼을 기다릴 수만
은 없었던 것이다. 또 화랑을 찾는 「고상한」 사람들의 구경거
리가 될 수만도 없었다. 그의 눈길을 잡아 당기고, 나아가서
그의 온몸을 끌어당긴, 그의 그림에 나타난 인물들은 그렇게
한가할 수도, 또 그렇게 수동적일 수만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
들은 짓눌리고 찌들려서 주눅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고렇다고
그런 상황에 낙담해서 거기에 그대로 갇혀 버리지는 않는다. 그
런 와중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어찌해서든 간에 자기네를 둘러
싸고 있는 그 상황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또 변화시키는
데 그 나름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려진 판화들이 지금 그림마당· 민의 요청으로
다시 한번 찾아오는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서 모아졌다. 이 작
업은 긴 투병으로 쇠약해진 작가에게 아주 힘든 일이었음이 분
명하다. 이 어려운 작업에 기꺼이 옹해준 작가에게 감사를 드
리며 하루빨리 완전한 건강을 되찾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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